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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공족’의 비애
[201호] 2017년 09월 18일 (월) 김선화 편집위원
   
 
     

  요즘 카페에 가면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만큼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보니 카페에 가서 장시간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른바 ‘카공족’이다. 풀이를 하자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인데 좋은 의미만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카공족은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10시간 넘게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 이런 카공족에게 긍정적인 시선만 보내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공부를 했을 뿐인데 왜 비난을 받기도 하는 것인지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비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카공족은 여전히 카페에 간다. 그들은 왜 카페에서 공부를 하게되었을까.

   
△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모습.
     

  가장 큰 이유는 공부 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조용한 독서실에서 숨을 죽이며 책장을 넘기던 공부 방식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학생들은 노트북을 사용해 서칭을 하고 과제를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공부 방식의 변화에는 소음이 따라오기도 한다. 기침소리만 나도 출입문 앞에 포스트잇이 붙는 독서실에서 타자를 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는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노트북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콘센트와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와이파이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들은 독서실을 빠져나와 콘센트가 있고 와 이파이가 빵빵 터지는 카페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되었던 것이다.

   
  △ 노트북 사용을 제한하는 카페 안내문

 

  카공족에게 이러한 사정이 있지만 업주들 입장에서는 난처하기만 하다. 최근에는 중장년층까지 카공족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카공족의 대다수가 학생들과 취업 준비생이다. 그러다보니 주머니 사정이 빈약해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10시간, 12시간 공부를 하기도 하는데 카페 점주의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카페 점주들은 4인용 테이블을 혼자서 차지하거나 자리를 맡아 둔 채로 식사를 다녀오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싫은 소리까지 한다며 일부 카공족의 이런 문제에 대해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카공족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카페와 카공족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카페 점주들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바로 ‘노스터디존’이다. ‘공부 하지마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이는 것인데, 그런 안내문이 붙은 것을 보면 오죽했으면 그랬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공부하는 것을 차마 막지 못한 카페의 경우 ‘시간제한’을 두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양보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음료 주문을 유도하는 꼼수이기도 하다. 반면 카공족을 몰아내고 싶어 하는 카페와 달리 카공족을 노리는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1,2인석 자리를 많이 만들고, 콘센트와 스탠드, 칸막이를 설치해서 카공족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이러한 카페들은 발 빠른 움직임 덕분에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 고장난 채로 방치되어 있는 콘센트
     

  카공족은 왜 눈치를 보면서까지 오래 공부하는가. 어쩌면 그들에게 공부는 생존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토익 점수가 없으면 졸업도 취업도 쉽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의무교육 12년 동안 우리는 영어를 배우기는 하지만 토익이라는 과목을 배운 적이 없고 따로 공부를 해야만 한다. 그렇게 공부해야 학교를 졸업할 수 있고, 취업을 준비해야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 이렇듯 공부는 이제 생존하기 위한 필수조건처럼 되어버렸다. 그런 생존의 현장에서 어쩌면 카페 점주의 눈치쯤은 견뎌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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