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9.26 화 02:20
인기검색어 : 논문표절, 조교 문제, 등록금 인상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안내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문화 > 클로즈업
     
불법 도촬 카메라, 헬조선의 여성 지옥도
[201호] 2017년 09월 18일 (월)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 연구소 교수
   
△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  어디에도 없지만 어느 곳에나 있다.' 2017년 이 문장은 신의 전능성에 대한 문구가 아닌 불법도촬 카메라의 만연함을 일컫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몰카라는 용어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일환으로 퍼지기 시작했기에, 이것을 치기어린 개인의 놀이나 악의 없는 장난, 또는 한 사람의 진실이나 선의를 드러내기 위한 극화된 장치 등의 의미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하기에 이 용어는 여성혐오범죄로서의 사이버 폭력의 현실을 은폐하는 언어로 기능하는 측면이 크다. 그러하기에 다른 용어로의 전환은 인식전환의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불법도촬 카메라라는 대체어가 제시된 것이다. 왜냐하면 용어의 전환을 통해, 불법도촬 카메라가 여성의 지옥도를 펼쳐내는 폭력의 장치로 어떻게 기능하는가가 효과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아가 용어의 전환은 이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의 공론화 역시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부터 화장실, 전철, 수영장, 병원 탈의실, 교실, 집 등 헬조선의 공간은 강간문화의 일환인 사이버 성폭력으로 둘러싸여져 있다. 여기서 강간문화란 여성을 이 사회의 포식대상으로 규정하고 여성들의 공간이동이나 활동반경, 활동 시간대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여성을 동료나 선, 후배가 아닌 사적 관계의 접근성이 용이한 존재, 일방적 욕망의 대상으로 여겨 열외와 배제를 가속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강간문화의 일환인 불법도촬 카메라의 만연은 여성을 남성 욕망의 그릇이자 삽입의 구멍으로 환원함으로써 일상의 장을 거대한 포르노그래피의 장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나는 봄과 동시에 정복한다.”라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페니스 나르시시즘적 욕구는 페니스의 발기와 사정을 남성권력의 증대 방식과 동일시한다. 즉 여성을 끊임없이 구멍화할수록 남성권력이 강화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자신의 눈구멍과 동일시되는 그 불법도촬카메라의 렌즈 구멍은 협소하면서도 뒤틀려있으며 여성을 향한 남성폭력의 새로운 유형으로 등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이버 성폭력은 찍는 자만이 아닌 이를 유포하는 자, 보는 자에 의해 지탱되는 페니스 카르텔이라는 남성 연대의 현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성특권구조가 어떻게 여성들을 사물화하고 여성 신체를 분절화하여 시각적 소비의 대상으로 분류, 평가하는지, 이를 통해 모멸감과 수치심을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부과하는가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첫 번째로 사이버 성폭력에서 피해자는 전면적으로 가시화되되 가해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대부분의 피해자는 사이버 폭력의 피해사실을 가장 늦게 인지할 뿐만 아니라, 피해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또다시 피해영상을 증거자료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즉 폭력의 현장이 구제의 방식이기도 한 아이러니한 상황은 피해자의 운신의 폭을 축소시키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두 번째로 피해영상의 삭제 이후에도 불특정 다수의 가해자들이 다시 피해영상을 업로드할 시, 피해상황이 끊임없이 반복, 양산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1대 1로 대응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향한 한 개인의 힘겨운 싸움이 무한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폭력양식과도 구분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불법도촬 카메라 판매의 엄격한 제한과 등록판매제 도입은 물론 사이버 성폭력을 여성혐오범죄로 보는 판례가 나와야하며 이에 대한 형법 조항이 더 체계화되어야 한다. 또한 수치심과 부끄러움이라는 도덕감정의 몫을 피해여성이 아닌 그것을 찍고 유통시키고 보는 이들의 몫으로 재정초시키는 것에서 사이버 성폭력의 연결고리, 그 비린내 나는 남근다발들이 끊어질 수 있을 것이다.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한태식 | 편집인 : 이철한 | 편집장 : 김세연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서영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