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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
[199호] 2017년 04월 10일 (월) 유 희 경 시인
   
     

나무 위로 고양이가 올라가고 내려가지 못하는 사이 목련이 피었다 저기 나무가 있었나 없었나 그래도 목련이 피었다 辛夷와 北向花 사이로 보이는 목련이 피었다 목련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목련이 피었다 지겹다 아프다 힘들다 목련이 피었다 먼지가 많고 밤에는 비가 내릴 예정입니다 목련이 피었다 미안해 고마워요 잘 지냈지 잘 지내요 목련이 피었다 지금 몇 시지 그게 언제지 목련이 피었다 도망치고 싶어서 목련이 피었다 목련이 피었다 소파가 있는 이 층 창밖으로 보이는 그 목련이다 저기 목련이 피었네 저리 한 번 가보자 하고 가서 주저주저하다 두고 이제 그만 돌아가자 그 목련이다 몇 걸음 걸어 벌써 기억이 되고 보이지 않는 그 목련이다 아득해지는 그 목련이다 이 봄 내내 그 목련이다 할 때 그 목련이다 그 목련이 피었다 나무 위로 올라간 고양이가 마침내 뛰어내리고 그렇게 목련이 피었다 나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때에도 목련이 피었다 辛夷가 北向花를 피우고 목련이 피었다 온갖 하소연에도 목련이 피었다 아무렇지 않아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가지 위에서

 


<시인 소개>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으로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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