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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 임금은 ‘장학금’이 아니라 ‘노동의 대가’다
[199호] 2017년 04월 10일 (월) 대학원 신문사

   학교 당국은 개강을 2주 앞두고 조교 제도가 개편되었음을 통보했다. 행정조교(신 교육조교) 정원이 20% 감축되었고 교육조교(신 연구조교)와 연구조교 장학금이 감액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조교 장학금으로 이번 학기 등록금을 충당할 계획을 갖고 있던 학생들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학과에서는 교수실에 상근하던 교육조교를 행정조교 인력으로 투입하는 등 인원 감축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결국 피해를 본 것은 교수와 학생들이었다.
   구성원들은 졸속적인 제도 개편에 항의했으나, 학교 측은 “대학원 총학생회가 학교를 고발했기 때문”이라며 변명하였다. ‘돈이 없는’ 학교 측의 상황을 무시하고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올해 출범한 33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조교의 근로자성 인정을 위해 투쟁했던 32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졸지에 ‘원우들의 연구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든 가해자’가 되었다.
   학교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10년째 조교 임금을 동결해왔다. 10년간 등록금은 24% 인상되었고, 2008년부로 퇴직금 지급도 중단되었다. 대학원생들은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해야 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달라는 요구에 학교는 조교 예산 증액 대신 조교 인원 감축으로 대응했다. 학교는 기존 조교제도가  “근로기준법 위반 요소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조교제도의 합리적인 개편은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원생들은 연구를 위한 ‘장학금’을 늘려달라고 요구한 게 아니다. 행정 노동에 대한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학교는 지금까지 지급해온 월 130만원의 임금과 과도한 업무량이 부당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터무니없던 조교 예산 자체를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학교는 학과 교직원 대신 대학원생 조교가 학과의 제반 행정과 대소사를 전담하고 있다. 조교의 업무량은 동일한 상황에서 조교 인원만 감축되는 상황이 불러올 결과는 자명하다. 과연 피해자는 누구인가?
동국대는 고액의 등록금 외에도 입학금과 연구등록비, 논문심사비까지 징수한다. 대학원생들은 낼 수 있는 모든 교육비를 납부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7년 대학원 등록금은 1.5% 인상되었다. 그런데도 조교 정원이 20%나 감축될 만큼 예산이 모자란 이유는 무엇인가.
   돈이 없다는 것은 학교에 일 원 한 푼 없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대학원생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왜 예산 배정에 있어 우리 대학원생의 장학과 복지는 늘 고려 대상의 차순위로 밀려나는가. 대학원생들은 학부생에 비해 고액의 등록금을 납부하면서도 순수 장학 혜택은 받지 못하고, 노후한 건물에서 생활하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야만 하는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32대 대학원 총학생회의 문제제기는 합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그동안 착취당해온 이들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제도 정상화에 따른 비용을 또 다시 조교들에게 전가함으로써 이중 가해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고소한 원총을 비난하며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고 있다. 학교의 각종 예산은 동국대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한 후 편성되어야 한다. 이때 조교의 인권 문제는 고려 대상에서 함부로 배제해도 될 만한 하찮은 사안이 아니다. 학교 당국은 조교의 노동조건과 예산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임금’이 아닌 순수 장학 예산을 확보하라. 조교 임금은 학교가 ‘생색’내며 주는 ‘장학금’이 아니라, 엄연한 ‘노동의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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