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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우리가 ‘특별함’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198호] 2016년 11월 21일 (월) 민병훈 편집위원
   
△주인공 제이크가 공중으로 부양하는 엠마를 멀어지지 않게 밧줄로 묶고 걸어가는 장면.
  출처 : 영화 < 미스 페레 (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스틸 컷)  
 

 ‘이상하다’라는 말은 이상하다. 간혹 이해불가능한 상황들의 편리한 근거가 되곤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이상함은 비현실적인 것에서 출발한다. 비현실적인 사건, 비현실적인 인간, 비현실적인 풍경. 하지만 가끔 현실이 비현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실적인 것과는 다른 위화감, 그것은 우리가 평소 느끼지 못한 일상이라는 균열의 흔적이다. 반대로 비현실적인 것에서 현실을 발견할 때도 있다.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있다고 하기에는 식상하고, 우리는 그 갈라진 균열의 무늬를 멀거니 바라보곤 한다. 왜냐하면 그곳은 광활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곳이고, 신비하고, 무엇보다, 재밌기 때
문이다.

 팀 버튼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랜섬 릭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연출된 작품이다. 주인공인 제이크와 그의 할아버지는 영화 속에서 비현실적인 경험을 이야기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제이크는 병원에 간다. 하지만 제이크가 이야기의 배경인 섬으로 갔을 때,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 섬이 현실이 되는 것을 경험하고 그 현실을 지키려 고군분투한다.

 제이크가 지키려는 현실은 미스 페레그린의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인 ‘루프’로 구성된 장소이다. 그곳에는 저마다 독특한 능력을 지닌 ‘이상한 아이들’이 정해놓은 시간대에 머무른 채 영겁회귀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영생을 얻으려는 ‘할로우 게스트’의 수장 바론에 의해 위기가 닥쳐온다.

 팀 버튼의 오랜 모티브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무너진 몽환적인 배경에서 잔혹한 현실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이다. 영화의 구도는 <가위손>과 유사하다. 그만의 독특한 판타지가 그대로 녹아있는데, 특히나 복잡하면서도 기괴한 원작의 정서를 감독의 특기인 환상적인 영상미와 시각효과로 표현해낸 것에 있어서는 영화적 재미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재미는 극중 최고 갈등에서 드러난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별종 취급 받던 아이들과 그들을 사냥하려는 할로우게스트의 대결 장면에서 사용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팀 버튼의 초기 시절 작품인 <빈센트>, <비틀쥬스>와 같은 분위기를 연상시키게 해준다. 이 대결에서의 승리로 제이크는 그동안 현실에서 이상한 별종으로 취급 받았던 아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또한 제이크 역시 다시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결말로 향하지만, 그러기에는 전개상의 개연성 부족과 산만함이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나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는 세계관을 설명하는 초반부는 극적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지루한 느낌마저 전해준다. ‘이상한 아이들’의 존재, 특히나 아이들의 능력이 다른 영화 속 캐릭터들과 어떤 식으로 변별력을 갖는 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에피소드가 더 많았을 것 같지만, 그보다는 원작의 정서를 우직하게 이어받는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판타지라는 은유를 통해 팀 버튼이 바라본 ‘성장’의 의미를 담은 한 편의 우화이다. 그리고 우화는 현실을 가리킨다. 현실에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하다가 이상한 아이로 여겨져 병원에 간 제이크와 루프로 묶인 비현실적 공간에서 남들과는 다른 능력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은 위기에 맞서 싸우며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용기를 얻는다. 이들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특별한 것이다. 각자의 특별함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팀 버튼은 언제나 특별한 감수성으로 관객들에게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상상력을 전달해준다. 이 영화라면 우리는 충분히 특별함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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