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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인동악] ‘마을’이라는 장소 혹은 공간에 관하여
2016년 행정학과 박사논문 소개
[198호] 2016년 11월 21일 (월) 강민정 편집위원

 심화섭의 행정학과 박사학위 논문 「마을만들기가 주민의 지역공동체 의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통칭 ‘마을만들기’로 불리는 정책투입요소가 지역 주민들, 보다 정확히는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다룬다. 이 논문은 현대사회의 발전이 이전 “근대화·산업화 시기처럼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양적팽창”이 아닌 “공동체의 붕괴를 회피하는”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한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대안으로서 ‘마을만들기’ 정책을 서술함에 의의가 있다. 더불어 다양한 지역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그에 따른 해석 및 분석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데, 이러한 공시적 연구방법론을 통해 마련된 실증적 자료는 이 논문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본격적인 논의는 ‘마을만들기’와 ‘공동체의식’ 두 가지를 주축으로 하여 진행된다. 심화섭은 먼저 마을만들기의 개념적 정의, 목적, 속성 등을 설명하고 ‘공동체’라는 개념을 정립한다. 그 후 앞의 개념을 확장하여 공동체의식을 다룬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앞선 과정들을 통해 “마을만들기의 어떤 속성이 주민 공동체의식 재고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밝히는 것에 궁극적 목표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왜 ‘마을’이고, 왜 ‘공동체’인가? 여기에는 현대 지역개발방식이 “지역공동체의 복원을 추진”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대전제가 있다. 이런 대전제 속 마을은 단순히 물리적 범위를 넘어선 “주민이 인식하는 생활환경과 주민”사이의 상호적 관계를 의미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마을은 현대사회에서 도시뿐만 아니라 농·산·어촌 모든 공간에 적용 가능한 “주민의 정주환경(생활환경)의 장기적인 지향점”이라는 의의를 부여 받는다. 또한 심화섭은 공동체 구성 요소를 “공간적 경계, 주민간의 네트워크, 그리고 주민들 간의 규범과 관습의 공유”로 바라보고 이를 토대로 “공동체의식은 공동체 구성원의 심리적 기준”이며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의 선호와 이익의 극단적인 추구를 제어하는 희생, 양보, 참여를 이끌어내는 주체의식”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이 맥락 속에서 ‘상호성’이라는 단어는 첫째로 주민과 생활환경 사이를, 둘째로 주민과 주민 사이를 설명할 때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즉, 마을만들기와 공동체의식은 분리되어 생각될 수 없으며 “마을만들기는 지역공동체의 회복을 전제”한다.

 나이절 스리프트(Nigel Thrift)는 사회적인 ‘점(spot)’으로서 기능하는, 즉 “고정적 좌표로서의 지역은 다분히 데카르트적”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관련된 이들을 불변적이고 고정적인 ‘존재(being)’로 만들려 하며, 지역 역시 스스로 그렇게 ‘존재한다’. 이러한 고정적 인식 태도는 ‘지(地)점’을 지칭하는 무수히 많은 단어 사이의 간극, 즉 ‘아’ 다르고 ‘어’ 다른, 맥락으로서의 단어들이 생성하는(becoming) 유동성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존재-생성의 차이는 장소-공간에 대한 사유로까지 지평이 확장된다.

 마을만들기의 주체가 되는 지역 공동체원들은 “특정한 공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애착을 가짐으로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 사회와 유대를 형성”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역의 환경과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여기서 마을이 기억 저장소―(기억) 보존 용기(用器)―로서의 기능 역시 겸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이처럼 축적된, 그와 동시에 축적하는 지역적 공통 기억 안에서 주민들은 끊임없이 연대를 통해 새로움을 창출해내고, 마을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생성된다’. 이러한 마을 양상은 내부의 “계속성과 지속성”, 즉 마을이 지니고 있는 ‘공간성’에 관심을 기울여야함을 시사한다.

 이번 논문은 자신의 주장을 끊임없이 묵묵하게 끌어나가고 있다는 점, 질적 연구만 이루어졌던 분야에서 실증적 연구방법론을 도입하여 새로운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나아가 앞으로의 지역개발방식이 “주민주도”로 이루어져야 함을 연구를 통해 밝힌 점 역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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