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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과천, 현대미술의 미래가 손짓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30년 특별展
[197호] 2016년 09월 26일 (월) 민병훈 편집위원
   
 
     

  과천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현재 과천 30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가 전시 중이다. 올해 과천 이전 30년을 맞이하여 기획한 특별전으로 300여명 작가들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신작 560여점이 전시된다. 또한 작품이 탄생하는 시대적 배경-제각-유통-소장-활용-보존-소멸-재탄생의 생명 주기와 작품의 운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의 활용도에 있다. 각 층마다 서로 다른 테마로 구성된 전시는 1층 ‘풍요의 바다’, 2층 ‘맑음의 바다’, 3층 ‘고요의 바다’로 꾸며져 있다. 각 전시실은 해당 주제에 맞춰 관람객의 동선을 최소화했으며 전시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시의 의도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1층에 위치한 전시실은 ‘해석’이라는 이름 아래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작가들에게 각자의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신작 제작을 의뢰하여 작품을 둘러싼 다층적인 소통 방안을 모색한다. 전시실 입구는 투명 비닐과 분홍빛 조명을 사용해 낯선 공간으로의 진입을 알린다. 특이한 점은 최근 현대미술의 주요 담론들인 ‘미술관’, ‘메타조형’, ‘인류학’, ‘수행성’, ‘현대사’ 등을 소주제로 설정해 작품과 작가의 새로운 관계를 조명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시를 접하는 관객에게도 그간 느끼지 못했던 미술 작품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회화, 설치미술, 영상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 구정아 작가의 ‘Ouss Sister’ 작품이 인상적이다. 두 개의 커다랗고 풍선처럼 가벼워 보이는 큐브가 태양을 프로젝션하는 스크린으로 기능하도록 설계했는데, 관람객은 큐브가 만들어낸 좁은 복도를 따라서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빛을 감지하게 된다. 이를 통해 태양 가까이에 있는 듯한 환영과 환상을 경험할 수 있다.

  원형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순환’이라는 단어가 크게 보인다. 2층의 전시는 미술관의 소장품들 중 흥미로운 이면을 지닌 작품을 통해 뒷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작품과 함께 관련 사실 및 자료를 전시하는데, 이는 관람자들에게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현대미술의 변화하는 속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표현한다. 특히나 2층 제2원형전시실의 <아카이브 프로젝트: 기억의 공존>이라는 개별전시가 흥미롭다. 이 개별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신축 이전 배경과 건축 과정, 개관 특별전, 조각 공원의 조성, 역대 전시 등 30년간의 주요 사건과 활동에 대한 아카이브적 탐구로서 문서, 시청각 자료, 출판물 등을 통해 과천관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다. 기록물 자체가 전시가 된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구석이 있다.

  특별전의 마지막 순서인 3층 ‘발견’은 수장고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던 작품들 중에서 전시작을 선정해 작가의 현재적인 맥락과 접속시키고자 했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었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작가의 현재 작업물들과의 연결점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기봉, 코디 최, 권여현, 황주리 등의 작가들이 대표적이며 다소 설명이 필요한 작품들은 미술관 측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장품 이후의 작업들을 통해 소장품에서 보였던 작가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변모해 나갔는지도 알 수 있는데 김미현, 김승영, 우순옥 작가 등의 작품이 그러하다. 이러한 점들은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하는 방식의 일환이기도 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과천현대미술관이 그동안 우리나라의 미술사에서 어떤 위치를 가졌는지 혹은 가질 것인지에 대해 조명할 수 있을 것이며, 작가 개개인들의 작업 또한 과거와 미래를 교차하며 관객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전시는 내년 2월 12일까지 무료 관람으로 진행된다. 추운 계절이 다가오기 전에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따듯한 과천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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