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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테크놀로지, 그리고 제3의 탐구들
<근대와 탈근대문학의 테크놀로지> 학술대회
[197호] 2016년 09월 26일 (월) 서세린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석사수료
   
 

  8월 12일 금요일,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근대와 탈근대문학의 테크놀로지>란 주제의 학술회의가 동악어문학회의 후원에 힘입어 전례 없는 규모로 개최되었다. 여기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근대의 테크놀로지가 예술체제(regimes of art)의 요인이 되고 문학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에 관여하는 양상을 여러 가지 방면에서 심도 있게 다루었다. 학술회의를 기획한 동명의 연구팀은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갱신을 헤아리는 데 긴요한, 그것의 역사적ㆍ문화적 계기로 연동될 만한 각종 테크놀로지의 이론적 정립을 강조했다. 그에 따라 기술된 성과들, 다시 말해 테크놀로지와 예술을 가로질러 다르게 읽힌 문학의 면면은 인간의 감각ㆍ이성ㆍ정신이 얼마든지 반추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었다.

  발표의 순서대로, 「한글 기계 생태계의 압력, 변이, 그리고 진화:1960-80년대의 다양한 한글 기계들의 성쇠」(발표:김태호/토론:이관수)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 변이하는 한글 기계의 구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의 정치적ㆍ문화적 압력이 선명하게 드러날 때 비로소 테크놀로지를 둘러싼 시대적 분위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박정희 정권의 문화영화와 기계 표상의 정치 선전화:<어느 근로자의 하루>(1970)와 <열사의 젊은이>(1979)를 중심으로」(발표:임태훈/토론:이영재)는 제명의 문화영화에서 당대 정권의 정치적 전략이 고속도로ㆍ기계ㆍ군상의 이미지로 체현되는, 환언하면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영화 특유의 표상 기법으로 구체화되는 구도와 그것의 의의를 재고하였다. 「원고지라는 기술(記述/技術)적 형식:근대 초기 한국의 초고(草稿)-인쇄출판 프로세스의 형성에 관한 역사적 고찰」(발표:조형래/토론:구인모)은 메이지 일본에서 고안되어 확산된 원고지 문화의 근대적ㆍ동아시아적 위상과 성격을 설명하면서 그것이 20세기 한국에서 인쇄출판 제도와 맺는 관계를 계보적으로 검토하였다. 「염상섭 소설과 식민지 현실의 재현-식민지 정치와 언론의 관계에 주목하여」(발표:이수형/토론:허병식)는 염상섭 문학을 꼼꼼하게 재독하고 화자가 반복하여 회상하는 몇몇 정치적 사건의 기억이 신문의 역할을 연속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연유를 주목하면서 염상섭 문학과 신문의 밀접한 관계를 요령있게 증명하였다. 「채만식 소설과 영화의 테크놀로지」(발표:서희원/토론:곽은희)는 채만식의 문학이 종래의 민족주의 담론 혹은 내재적 발전론과 무관하거나 그것들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당대의 동시대적ㆍ통국가적 감각과 영화의 테크놀로지를 접목하여 그의 문학에 대한 새로운 독법을 제안하였다. 

  금번 학술회의는 학계의 고착된 연구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론을 창안했다는 점에서 유다른 의의가 있었다. 이를 통해 한국문학, 보다 넓게는 그것을 추동한 제반문화의 물질적ㆍ기술적ㆍ감각적ㆍ미학적 전환은 한국사회에서 테크놀로지의 모더니티 또는 모더니티의 테크놀로지를 경험케 했던 훌륭한 자극제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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