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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묘] 현실에 등장한 가상 캐릭터의 비결, 증강현실!
[197호] 2016년 09월 26일 (월) 조혜인 동아사이언스 기자
   

  △현실과 가상이 합쳐진 혼합현실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Bigle)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 그중 강원도 속초만큼 뜨거웠던 곳이 또 있었을까? 한동안 속초행 열차표는 매진 행렬이었다. 한국에서는 속초 근방에서만 나타난다는 포켓몬스터 때문이었다. 포켓몬스터는 90년대 일본에서 나온 게임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만화 속 포켓몬스터가 2016년 여름, 강원도 속초 낙산사 정자 위에 등장한 것이다.

  올해 7월 나이언틱사는 ‘포켓몬 GO’ 게임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게임으로, 주변을 카메라로 비추면 가상의 포켓몬스터가 보인다. 이때 ‘몬스터볼’이라는 통을 던져 포켓몬스터를 잡는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외국계정을 이용하면 특정 지역에서는 실행이 된다. 실제로 속초에서 휴대폰으로 포켓몬 GO 애플리케이션을 켜자, 사방에는 수십 마리의 포켓몬스터가 등장했다. 근처 체육관에서는 다른 사람과 대전도 할 수 있었다. 어떻게 만화 캐릭터가 현실 세계에 등장할 수 있던 걸까?

  현실과 가상을 접목한 증강현실

  포켓몬 GO 덕분에 포켓몬스터뿐 아니라 화제가 된 기술이 있다. 게임에 이용된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에서 파생된 기술이다. 가상현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넓게 보면 가상현실이다.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가상현실은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인공적인 환경이다. 구현되는 공간부터 사용자까지 가상으로 만들어낸다. 증강현실은 실제 환경에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여주며 마치 가상의 물체가 현실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현실과 가상이 합쳐져 있어 혼합현실이라고도 한다.

  가상현실이 온전히 컴퓨터로만 만든 세상이라면,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와 컴퓨터 세상이 결합한 것이다. 가상현실에서 가상공간의 아바타의 움직임은 현실의 움직임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몇 센티만 발을 옮겨도 수십 미터를 이동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증강현실은 현실의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따라서 현실에서 실제로 이동한 만큼 나타내야 하며, 현실의 움직임에 따라 가상 물체가 정확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렇듯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방법이 좀 더 민감하고 복잡해 전문가들은 가상현실 기술이 성숙해야 자연스럽게 증강현실 기술 발전이 따라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갑자기 포켓몬 GO가 등장하면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서로 함께 발전하는 양상을 띠게 돼버린 것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증강현실

  대다수 첨단과학기술이 그렇듯, 증강현실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된 분야도 군사 분야다. 처음에는 항공사와 자동차 회사가 증강현실에 투자했다. 항공기 조종석의 계기판은 수많은 정보가 있어 복잡한데, 비행기 운항을 하며 계기판까지 번갈아 챙겨보기는 쉽지 않았다. 항로를 보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계기판을 볼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항공기 전체를 가상으로 만들어낼 필요는 없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물체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가상으로 보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비행기에 조작해야 하는 계기만 눈앞에 띄어 가상으로 구현했다. 증강현실의 시작이었다.
실제 현실에서 체험한다는 점에서 증강현실은 생활 곳곳에서도 알게 모르게 이미 사용하고 있다. 간단한 예로 휴대전화 위치 검색으로 동네 길을 비춰 목적지까지 길을 찾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책을 찍었을 때 책에 대한 정보가 나온 것도 증강현실이 이용된 것이다.

  이렇듯 증강현실은 실제 공간에서 필요한 것만 컴퓨터로 구현하고, 가상과 현실을 모두 활용하는 기술이다. 현실 공간의 영향을 받아 구현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 증강현실 기술은 우리 생활에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증강현실은 현실과 스크린 사이에서 현실 세계와 사용자를 매개한다. 단순한 컴퓨터 기술이 아닌 인터페이스다. 이런 증강현실에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까? 화면을 보기만 해도 이용 방법부터 이전 사용자 정보까지 알 수 있게 된다. 사람이 물체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사람이 가진 능력 자체를 확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록 현재 증강현실 기술은 제작자가 만들어 놓은 기술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증강현실 기술로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포켓몬스터 덕분에 가속화된 증강현실이 앞으로 우리 주변에 가져올 세계에 어떻게 기여할지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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