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5.20 월 18:24
인기검색어 : 등록금 인상, 총장선출,
신문사소개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문화 > 영화 및 관극평
     
[미디어비평]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앞에서
고려대 원총 제작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196호] 2016년 06월 13일 (월) 이한나 편집위원
   
 

△ 웹툰9화<논문대필자의생>의한장면

 

 ‘슬픈’ 대학원생이 자신이 겪고 있는 부당함에 대해 발설하기란 쉽지 않다. 한 대학의 대학원이라는 좁은 사회에서 동료, 선배, 교수 등에 대한 부당함의 발설, 폭로는 자칫 말한 이를 내부고발자로 낙인찍어 소외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 숨을 죽이며 삶을 영위하는 ‘슬픈’ 대학원생들에게,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에서 주관한 연재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은 하나의 장(場)을 열어주었다.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사연을 익명으로 제보하여 웹툰의 형태로 이를 모두와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선뜻 자신이 겪은 부조리함에 대해 폭로하기 힘들었던 이들은 이에 하나 둘 고백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교수의 주먹>, <논문 대필자의 생>, <인간적 대우>, <금고 관리자>와 같은 제목의 웹툰이 차례로 제작되었다. 웹툰 속 대학원생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교수에게 맞기도, 연구 결과를 일순간 선배나 교수에게 빼앗기기도, 공개적으로 성희롱을 당하기도, 육아·보육 문제 속에서 고민하기도 한다. 

 웹툰의 결말부엔 대통령 직속 청년위의 한 문구가 등장하곤 한다. “대학원생은 어떠한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학업하고, 연구하고, 근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항목들이 실제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이 웹툰 속 사연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웹툰을 본 이들의 댓글이다. 이들은 등록금심위위원회에 대해 다룬 웹툰에 대해서는 “왜 대학을 감시하고 감사할 수 있는 기관은 없나요? 답답하네요”, “대학 내에서 돈이 오가는 수많은 경우들에 대해서도 감사 기관, 절차가 있어야 할 텐데”라며 적극적으로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내놓는다. 그러나 선배, 교수의 강압적 폭력이나 성희롱 등에 대해서는 분노하는 한편 사연을 ‘오버’하여 각색한 것이 아니냐는, 어째서 그와 같은 상황이 될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것도 실제 사례보다 축소하여 에피소드화한 겁니다”라는 답변이 달리고 나서야, 그제야 수긍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더불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속한 대학은 저 정도까진 아니다”라는 반응들도 눈에 띤다. 그러나 절실한 것은 이러한 ‘안도’가 아닌 ‘공감’이다. 웹툰에서 내내 직·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있듯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부조리한 일들의 대다수는 대학 구성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대학 구조의 문제’에서 촉발되고 있기에 관행·관습이라는 이름하에 연명된 부패한 대학 시스템이 개혁되지 않는 한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언제든 피해자(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감을 기반으로 한, “우리가 고쳐나가야죠”라는 댓글에 더 오래 눈이 가게 된다.

 <슬픈 대학원생의 초상>은 곧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영화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다시 한 번, 이들의 ‘슬픈’ 초상 앞에서 안도가 아닌 공감을 하기를, 그 앞에 선 또 다른 대학원생들이 “우리가 고쳐나가야죠”라는 발언을 이어 해나가기를 바란다.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윤성이 | 편집인 : 김대욱 | 편집장 : 김태환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