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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국제영화제는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195호] 2016년 05월 09일 (월) 민병록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명예교수

  2015년 한국영화산업은 관객 2억 1천 7백만 명을 동원하였고, 1인당 관람회수가 4.22편으로 미국에 이어서 세계 두 번째로 높다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결과가 국제영화제 개최 현황과 한국영화 발전과 어떠한 함수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영화가 활성기를 맞이하면서 1996년 9월 13일부터 21일까지 31개국 169편이 상영이 되는 규모를 갖춘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영화제가 개최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목표로 아시아 영화의 창구 역할을 하겠다는 설정으로 시작해서 부산지역에 영화문화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이듬해인 1997년도에는 서울여성영화제가 4월 11일부터 4월 17일까지 9개국 38편으로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슬로건 아래 시작되어 여성문화의 장을 마련했다. 같은 해 부천에서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27개국 113편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이 영화제는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한 장르영화제로 출발을 했다.

  2000년 4월 28일 “대안, 디지털, 독립”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영화매체에 대한 실험을 한 전주국제영화제가 23개국 150편으로 첫 발걸음을, 2001년도에는 광주국제영화제가 20여 개국 200여 편으로 출발을 했다. 이외에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환경영화제, 사랑영화제 등 많은 영화제들이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국제영화제가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자.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경쟁적으로 영화제를 유치해서 지역의 활성화를 꾀하고, 낙후된 지역의 문화 수준을 향상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프로파간다의 목표로 영화제를 유치한다면 관객은 외면할 것이고 영화인들조차 고개를 돌릴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제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콘셉트와 슬로건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첫째, 1990년도 후반에 한국영화제작자들의 세대교체로 인한 젊은 감독들의 등장과 함께 외국에서 습득한 기술을 통해 한국영화의 질적 수준이 향상 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문민정부의 과감한 투자로 투자자와 함께 제작비가 넘쳐흘렀기 때문이다. 셋째, 1997년부터 도입한 완전 등급제로 영화의 표현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신선한 소재 발굴, 다양한 표현, 장르 혼합 등을 통하여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주었고 만족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자국의 영화가 발전하지 못하면 국제영화제가 성공할 수 없다. 국내의 많은 영화제가 있다고 해도 세계적으로 국제영화제는 3백 개 정도 있고, 소규모의 영화제까지 합하면 1천 개 정도의 영화제가 있다. 

  국제영화제는 자국의 영화와 자국의 능력 있는 감독들을 세계에 소개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또한 자국의 영화를 해외에 팔 수도 있고, 접하지 못한 국가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이는 많은 영화인들에게 창작의 아이디어를 줄 뿐 아니라 영화 관객들에게는 실험영화, 예술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여 영화를 이해하는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있다. 

  2000년대에 국제영화제와 함께 한국영화의 관객은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영화가 이렇게 발전 할 수 있었던 원인 중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1997년도부터 완전 등급 제도를 통한 표현의 자율성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20회째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이다. 세월호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이빙 벨>을 상영했다는 원인으로 발발한 현 사태는 정말이지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하는 영화제의 발목을 정치적인 해석으로 붙잡는 현상은 1997년 이전의 통제국가로 회귀하자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국제영화제는 유일하게 정치적인 논리를 벗어나 영화문화로 세계가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예술 공간이다. 정부가 간섭하지 않고 지원을 해 준다면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영화가 제작 될 것이고,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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