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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묘] 알파고와 딥러닝
[195호] 2016년 05월 09일 (월) 심재석 바이라인 네트워크 기자
   
  ▲ 출처: Pixabay  

  요즘 대한민국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입에 한 번 올려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구글의 바둑두는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 덕분이다. 알파고 충격 이후 컴퓨터 과학자들 사이에서만 주로 논의 돼왔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바둑 프로그램들은 컴퓨터가 어떤 수를 둘 것인지 인간이 알고리즘으로 정해놓은 것이었다. 이 때문에 기존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은 일정 수준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고 한다. 그 많은 경우의 수에 맞게 사람이 일일이 프로그래밍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은 경우의 수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 직관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를 찾아내지만, 직관이 없는 컴퓨터가 거의 무한대의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에서 인간 챔피언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알파고는 인간 대표 이세돌 9단을 거침없이 이겨버렸다.

  알파고는 경우의 수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알파고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라는 점이다. 구글은 알파고에 바둑두는 법을 프로그래밍 하지 않았다. 구글이 알파고를 위해 개발한 것은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알파고는 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수많은 바둑 기보(데이터)를 입력받아 스스로 바둑두는 법을 배웠다. 

  딥러닝은 컴퓨터 스스로 배우는 ‘기계학습’의 한 분야로, 인공신경망이론을 좀더 심화·발전 시킨 접근법이다. 인공신경망 이론은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컴퓨터 정보처리 방식에 적용한 것이다.

  알파고는 고급 트리 탐색과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결합했다. 이 신경망은 12개의 프로세스 레이어를 통해 바둑판을 분석한다. ‘정책망’(policy network)이라고 부르는 하나의 신경망이 다음 번 돌을 놓을 위치를 선택하고, ‘가치망’(value network)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신경망은 승자를 예측한다. 이세돌과 대국을 하기 전에 알파고는 전문가가 플레이하는 게임으로부터 3천만 개의 움직임에 대해 신경망을 훈련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알파고는 강화학습이라는 것을 또 진행했다. 자체신경망 간에 수천만 회의 바둑을 두고, 강화 학습이라는 시행착오 프로세스를 사용해 연결고리를 조정함으로써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는 법을 학습했다.

  딥러닝의 원래 목적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사물을 분류하는 것이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사물을 분류할 수 있다. 반면 컴퓨터는 사람이 기준을 알려줘야만 사물을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은 개와 고양이의 사진을 보고 무엇이 개이고 무엇이 고양이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에게 이는 엄청난 난제다. 개와 고양이를 분류하는 기준을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컴퓨터에게 알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번 개와 고양이의 명확한 외모적 기준을 말로 설명해보자. 쉽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가 4개 달리고, 꼬리가 있으며, 털이 복슬복슬한 동물이라고 정의해 보면, 고양이도 있고, 호랑이도 있고, 사자도 있다. 개만의 유일한 특징, 또는 “이것이있으면 고양이”이고 단언할 수 있는 외모적 특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때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학습된 직관으로 판단한다. 

  컴퓨터에게 이런 사람의 직관과 같은 능력을 키우는 것이 기계학습, 딥러닝이다. 사람이 판단 기준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다. 학습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하다보면 인간이 직관으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별하듯, 컴퓨터도 대상을 점차 구별할 수 있다.

  딥러닝을 통한 이런 분류 기술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 흔히 쓰인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지식iN 서비스는 사진 분류기술이 적용돼 있다. 모바일에서 사진을 첨부해 지식인에 질문을 하면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지식인 카테고리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또 네이버 클라우드에 사진을 저장하면 사진 이미지를 인식해 카테고리별로 자동으로 정리해 준다. 

  기계 번역에도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다. 인간의 언어는 창조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DB를 기반으로 1대 1로 치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 같은 표현이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일일이 번역 규칙을 정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통계적 방식과 딥러닝 기법을 주로 이용한다. 이외에 자동 문서분류, 문서 요약, 사용자 분류 등의 기술도 딥러닝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이런 기술은 쇼핑 카테고리 분류, 메신저의 스티커 추천 등에도 사용된다.

  온라인 게임에도 딥러닝 기술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NPC(Non-Player Character)의 활동이다. NPC는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말하는데, 원활한 게임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하거나 몬스터 등 적으로 활동한다. NPC의 플레이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하고, 이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인공지능 기술인데 이들은 딥러닝을 통해 학습된 방식으로 움직인다.

  딥러닝을 구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기보 데이터가 없었다면 알파고는 절대 이세돌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구글 자동번역 서비스에서 영어-한국어와 영어-일본어를 비교해보면 일본어와 한국어의 문장구조가 유사한데도 불구하고 영어-일본어의 번역품질이 월등히 높다. 이 역시 영어-일본어 번역 문서 데이터가 영어-한국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알파고 충격으로 딥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그에 앞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공공기관, 기업, 학교 등 각 기관들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일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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