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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청춘은 '꽃' 펴야 하는가?
TV 매체 속 청춘들을 바라보며
[194호] 2016년 03월 21일 (월) 강민정 편집위원
   

 

△ 〈꽃보다청춘〉은대중들에게아직잘알려지지않은국 외의 여행지를 택해 출연진들이 스스로 상황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낭만적인 청춘의 서사로 포장하고 있다

  우리는 청춘이다.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너무나도 손쉽게 ‘청춘’이라고 규정지어 버린다. 하지만 당사자인 우리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이런 모습을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그렇다면 ‘청춘’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대적 박탈감과 괴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작년 신드롬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에서 방영된 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 〈미생〉이다. 이 드라마는 ‘장그래’라는 프로바둑 기사를 준비하던 청년이 한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가 특히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극 중 등장하는 ‘계약직’이라는 한 근로 형태 때문이다. 이 드라마를 많은 청춘들은 장그래에게 공감하면서 보았고,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장그래라는 캐릭터는 기존과 달리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현대 사회의 젊은 층을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청춘들이 장그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장그래는 어찌 보면 세상의 주변부로 물러난 인물이다. 프로 바둑 기사만을 준비해왔기에 그 외의 일에는 문외한이다. 잦은 실수를 하고 바뀐 환경을 낯설어 한다. 이처럼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택하고, 그마저도 미숙한 장그래의 모습은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우리 청춘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장그래가 왜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해주고 있는지 더더욱 주의해서 바라보아야한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장그래가 성장하길 바라면서도 장그래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마음은 기성세대가 우리(청춘)에게 “젊을 때 고생해야지”라고 쉽게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기성세대들은 우리에게 변혁을 시도하라 말하면서도 사회에 순응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논리에서 바라본다면 장그래 역시 사회 속에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청춘의 카타르시스를 대리 충족시켜줄 뿐인,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소비되는 캐릭터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장그래에게 공감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반면 여기에 또 다른 청춘의 모습이 있다. 나영석PD 사단의 작품인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이다. 이들은 아무런 계획과 준비 없이 해외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그들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청춘의 서사를 보여준다. 이곳의 청춘은 다소 왁자지껄하고 소란스럽다. 이들은 부지런히 새로운 것을 접하고, 도전하고, 성취해낸다. 이들이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모습은 ‘청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이미지들이 꽃청춘 속에 들어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되어 온 청춘에 무감각해졌다. 즉, 꽃청춘이 보여준 청춘은 독창성과 그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단순한 하나의 방송 포맷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거칠게 말하면 ‘청춘’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되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에 불과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는 대중매체 속 청춘이 소위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취업난 등 사회 속에서 지친 모습 또는 주어진 젊음을 만끽하며 즐기는 역동적인 모습, 이 두 가지의 이미지로 양분화되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춘에 대한 과도하게 양분화 된 이미지 속에서 청춘은 개개인이 사유하고 결정짓는 것이 아닌 하나의 추상화된 집단으로만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대중매체가 제공하는 ‘결정지어진’ 청춘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스스로 청춘의 의미를 ‘결정지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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