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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폐기 재논의 … 여전히 갈팡질팡
오는 8일 당정협의에서 폐기 또는 보완 입법 결정
[193호] 2015년 12월 07일 (월) 이한나 편집위원
  새로운 비정규 악법으로 떠오른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 이하 ‘강사법’)이 시행 25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또다시 폐기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육부’) 측이 오는 8일 열리는 당정협의에서 폐기 또는 유예하거나 보완 입법을 발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강사법 시행이 실질적인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효과는 미흡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간강사의 대량 해고를 예상케 하여 강사를 비롯한 교수, 대학본부 측의 반발이 거센 실정을 감안한 행태로 보인다.
  2011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강사법은 시간강사라는 명칭을 강사로 바꾸고 강사의 계약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며 재임용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였다. 또한 시간강사의 주당 강의 시수를 9시간 이상으로 고정시키고 국립대학 강사의 경우 4대 보험에 가입하고 시급을 8만원으로 인상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강사의 처우 개선을 목표로 제정되었다는 이 법은 그러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로 강사법은 강사를 교원확보율에 포함시킴으로써 전임교원(교수, 부교수, 조교수)의 채용이 줄어들게 만든다. 이는 전임교원의 담당 시수만을 증가시킬 뿐이다. 둘째로 교육공무원법과 공무원연금법 등 정작 가장 필요한 법의 적용에서는 예외로 하여 강사의 명목상 지위만을 보장한다. 이에 따라 실제 강사를 고용하는 학교 측의 부담이 크게 증가하여 최소한 강사 3분의 1 의 대량 해고가 예견된다. 셋째로 박사학위가 없으면 강의하기조차 어려워진 현 상황과 맞물려 이는 강사가 되지 못한 박사 수료생들의 적체현상, 학문후속세대 양성의 어려움 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교육부는 강사법의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은 채 2012년 8월 일방적으로 시행령 공청회 개최를 강행했다. 이에 비정규교수노조 조합원들이 장소를 점거하여 공청회를 무산시킨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10월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을 확정·공포함으로써 강사법은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강사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효과가 미흡하다는 기존의 문제 제기가 인정되어 시행일이 1년 유예되었고 이후 추가로 2년 더 유예되어 강사법은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기로 결정되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측은 그간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불안을 줄이기 위해 강사와 모든 비정규 교수들을 ‘연구강의교수’로 통합해 2년마다 재계약하고 기본급을 책정하자는 등의 요구안을 발표해왔다. 여러 조합의 강사법 폐기를 위한 노력의 결과 지난 5일 새누리당과 교육부 측에서 오는 8일 당정협의를 통해 강사법을 폐기 또는 유예하거나 보완 입법을 발의할 것인지를 두고 협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4일에는 박주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회기 내 강사법 폐기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음을 밝혔다. 이어 이영 교육부차관에게는 폐기를 위한 개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8일 당정협의의 결과가 도출되기 전까지는 강사법 폐기 또는 유예에 대해 안심하기 이른 실정이다.
  강사법이 유예되어온 지난 4년간 또다시 수 명의 강사가 열악한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보다 힘 있는 저항을 위한 교수, 강사들 간의 긴밀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등장하였으나 연대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강사법의 시행을 앞두고 각 대학 측은 강사료 인상과 4대 보험의 적용으로 재정난이 예상되며, 1년 계약이라는 경직성 때문에 강사 채용이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전국대학교무처장협의회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8, 9월에 각각 강사법 시행 유예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각 대학들은 강사들이 법령상 원칙인 9시간의 수업 시수를 채우지 않아도 되도록 학칙을 개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아직 모든 사안이 미정이며 강사법이 시행되는 2016년에 세부사항을 논의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비정규 악법’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그 폐해가 이전부터 지적되어 온 강사법은 총 3년간의 유예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나아가 정부의 소극적 대처로 기존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은 채 그 시행이 임박해 있다. 교수, 강사뿐만 아니라 대학원생까지도 강사법 시행의 폐단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대학원생의 관심 역시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사법 시행이 우려되고 있는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부분은 각 대학마다의 강사 관련 학칙 개정이다. 강사법을 각각의 대학 실태에 알맞게 수정하여 적용시키려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사, 나아가 대학원생들이 현시점에서 강사법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의 학칙 개정에 목소리를 내는 일이 절실하다. 자칫 학교 측의 처지만이 반영되어 강사법이 수정 적용되지 않도록 강사와 대학원생이 힘을 모아 학칙 개정과 관련된 의견을 표출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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