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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에 죽음을 드리우지 말라
[192호] 2015년 11월 02일 (월) 동국대학원 신문사

  이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학부 부총학생회장이 10월 15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총장의 불통 정책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마침 단식 천막 앞을 지나가던 총장에게 사태를 종식시켜달라고 호소하자 그저 무시하고 지나친 사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단식 이후 달라진 것은 총장실 앞 경비가 더욱 삼엄해졌다는 사실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의 규모뿐만 아니라 그 위험성까지 커지고 있다. 사퇴를 요구하는 외침에 학교가 묵묵부답일수록 학생들은 더욱 강력한 호소를 위해 마침내 목숨까지 건 발언 수단을 선택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단식 중인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총장실 맞은편에서 날마다 여위어가며 헛구역질을 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진전은 보이질 않는다. “보광스님, 일면스님 밥이 넘어가십니까?”라는 플래카드 역시 무색해지고 있다.

  우리 대학에는 죽음이 드리워지고 있다. 학교 측은 단식으로 날마다 죽어가고 있는 김건중 학생을 방관하고 있다. 김건중 학생이 학생들의 대표자 중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는 학생 전체의 죽어감을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총장과 이사장은 단지 한 학생이 죽어가는 것뿐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우리 학교 학생 전체가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학부 부총학생회장의 단식은 학생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총장·이사장 퇴진 안건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로부터 시작되었다. 학생들의 대표인 부학생회장의 마음가짐이 이 정도인데 학교 측은 어떠한가. 대학이라는 교육 기관 수장으로서의 책무와 도의에 대해 스스로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수많은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 그저 묵묵부답으로만 일관하는 것이 총장의 진정한 직무인지 말이다.

  무기한 단식이 지속될수록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현재 학교와 학생들의 명예를 추락시켰다는 이유로 모집 중인, 보광스님과 일면스님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인단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를 이미 졸업한 이들도 소송에 힘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 최광백 학부 총학생회장이 언급했듯, 현재 학생회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학우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수의 학우들의 힘을 모아 종단 개입을 저지하고 대학 자율성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총장과 이사장이 학생들의 부르짖음을 무시한 채 홀로 저만치 걸어가고 있는 동안 말이다.

  3월 초, 이사회실에서 대치 중이던 학생들에게 한 스님이 “학생이면 가서 공부나 해라!”라고 외쳐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다. 대학은 본래 갈등과 비위의 온상이 아니라 학문의 장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인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고 민족과 인류사회 및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 하여 서로 신뢰하고 공경하는 이상세계를 구현하자’에 위배되는 행보를 걷지 않기 위해서는 두 스님이 하루 속히 퇴진 요구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김건중 학우를 비롯한 학생들 모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다시 그전처럼 온전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다. 총장의 제1의 직무는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니 더 이상 침묵으로만 일관하지 말고 불제자이자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더 이상, 대학에 죽음을 드리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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