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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북한 헌법의 ‘국가목적규정’에 대한 연구
2015 북한학과 박사논문 소개
[192호] 2015년 11월 02일 (월) 이 한 나 편집위원
   
 
 

  국가란 무엇인가. 권영태의 「북한 헌법의 ‘국가목적규정’에 대한 연구」는 거대 사회 공동체로서의 국가에 대해 깊이 고찰한 글이다. 그는 북한 헌법을 그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면밀히 살펴 이를 관통하는 무언가를 찾아낸다. 논문 목차 순서와는 별개로, 그의 사고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국가’, ‘국가목적규정’, ‘혁명’, ‘인민’, 그리고 다시 ‘국가’라는 키워드에 차례로 주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그는 사회의 자율 기능이 그 힘을 잃을 때에는 여러 가지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사회의 자율 기능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어떤 형태로든지 사회활동에 대한 조정적, 통합적 간섭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것이 헌법에 의하여 창설되는 국가의 기능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국가의 정의를 바탕으로 그는 ‘국가목적규정’으로 그 사고의 지평을 넓혀나간다. 독일어로는 Staatszielbestimmung로 표기하는, 국가목적규정은 헌법에서 기본권적 특성을 지니지 않은 채 국가기관의 행위에 대한 지시와 지침을 나타내는 규정을 의미한다. 이는 ‘지금은 확정할 수 없지만 장래에 당면하게 되는 불확정의 현안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포섭하고 능동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념적 방향 설정과 구체적 내용 결정을 위하여 통용되는 규범적 장치’이다. 즉 국가목적규정을 거대 기반으로 하여 모든 국가행위는 국가목적규정을 따르는 하위 영역으로서 자리하게 된다. 그러나 권영태는 여기에 사회권, 근로권, 기본권보호의무, 사회국가원리, 환경국가 등 너무 많은 내용이 포섭된다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 역시 덧붙이기도 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와 같은 ‘국가목적규정’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규제가 ‘현대’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 헌법은 북한 인민의 지위와 역할을 현재와 앞날에 거쳐 모두 전면적으로 규제한다. 이는 북한이 ‘혁명된 국가와 혁명 중인 국가의 양면’을 가진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스스로 혁명 ‘중’인 국가임을 지속적으로 상기한다. 그리고 권영태의 설명에 의하면 북한 헌법은 계속해서, 아니 정권이 이어질수록 더욱 이 지점을 강조해나가는 대목을 늘리고 있다. 


  한편 ‘국가목적규정’은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주의 완전 승리와 조국통일을 목표로 하는 반면, ‘국가를 구성하는 인민들’에 대해서는 혁명화, 노동계급화를 추구한다. 이로써 북한은 온 사회를 동지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집단으로 만들 것을 지향한다. 즉 ‘국가목적’을 향한 인민(people) 전체의 동조를 구하고 혁명을 연속시키는 동력으로 삼는다. 이로써 국가는, 혁명은 (비록 인민의 주관적 권리는 배제되지만) 지속된다. 인민들이 그저 혁명을 무작위로 일으키려 하는 것과, 정언명령이 있은 후에 국가와 일체하여 끊임없이 혁명을 일으키려 하는 것, 혹은 일으키는 것은 다르다.


  권영태의 논문은 북한 헌법이 국가의 이상적인 타입, 적어도 헌법에 규정된 바를 따르자면, 이상적인 하나의 타입을 제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일독을 권한다. 그저 익명의, 이상적인 한 국가의 헌법에 관해 다룬 논문이라 생각하고 이 글을 읽어도 좋다. 논문 속 이 국가는 적어도 “가만히 있으라”는 엄중한 목소리만을 내뱉는 국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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