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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는’ 학생들과 ‘떼는’ 학교…게시물 무단 철거 갈등 격화
학생 자치 활동 ‘클린’ 캠퍼스?
[191호] 2015년 09월 21일 (월) 김 세 연 편집위원

   9월 2일 본관 앞에서 ‘게시물 무단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9월 1일 아침 학내의 모든 포스터와 대자보 등이 통보 없이 철거당했기 때문이다. 진위 파악 결과 학교 총무팀이 ‘클린캠퍼스’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학생회 전용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뿐 아니라 동아리·소모임·학회 등에서 제작한 홍보물까지 전부 사라진 것을 보고 학생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학원 총학생회와 학부 총학생회, 단과대 대표자를 비롯한 학생들이 참석했고, 총무팀에 항의방문했다. 총무과장은 교내 미화는 본인들의 업무라고 해명하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부주의를 인정하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망연자실, 눈 떠보니 사라진 포스터
   최광백 학부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장에 직접 떼어진 ‘목멱가요제 예선 참가 포스터’를 들고 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새내기 집행부원이 밤새워 만든 포스터가 말도 없이 떼어진 것을 보고 너무 미안했다”며 울분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사과대 학생회장은 “일요일 밤에 (성명서를) 붙였는데 24시간도 되지 않아 사라졌다”며 황당해했고, D동아리 회장은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아 걱정이라면서도 “어차피 클린캠퍼스 때문에 소용이 없으니 포스터를 붙이지 말라”고 부원에게 지시했다.

   누구를 위한 클린캠퍼스인가
   ‘클린캠퍼스’는 학교를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정책의 일환이다. 그러나 학생회 측은 “클린캠퍼스 시행은 하나의 정책을 집행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이는 “학교 측에 반대하는 입장을 저지하려는 언론 탄압이며 자치활동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철거된 게시물 중에는 학생 자치기구들의 사업 홍보물뿐만 아니라 ‘김무성 명예박사 학위수여 반대 성명서’와 ‘총장 사태’ 비판 대자보 등 학교 당국의 입장에 반하는 글들이 상당수 있었다. 학생들은 이미 지난 학기 ‘교지·앞담화 거치대 무단철거’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학내 언론 탄압 문제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또한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우리는 게시판이 지저분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학교에서 말하는 ‘클린’의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는 할 일을 했을 뿐
   그러나 총무팀은 인터뷰에서 “학교의 미화상태를 관리하는 것은 본인들의 책무이며, 정기적으로 시행해오던 캠페인을 시행했을 뿐 자치활동을 막을 의도는 없었다” 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게시물들은 대체로 유효기간이 없기 때문에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철거하지 않는 이상 계속 남아, 그 위에 다른 게시물들이 덕지덕지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관리 규정을 지킨 게시물까지 철거한 건 실수”라고 부주의를 시인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으로 학생들이 본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존중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학생들 또한 지정된 장소에 지정된 크기의 게시물을 부착해줄 것”을 당부했다.
   ‘클린캠퍼스’와 관련된 고충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환경미화’를 강조하는 학교 측과 자신들의 사안을 공유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자치단체들의 입장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매년 학기 초마다 붙이고 떼기를 반복하는 학교-학생간의 접전으로 서로 간의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지저분해지는 건 게시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총무팀은 “요즘은 SNS로 정보를 공유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게시판 수요가 예전보다 줄었다”며 “학교는 구성원 모두의 공간이라 어느 정도 미관상의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사태는 학교 측의 해명으로 인해 일단락되었지만, 게시 공간 부족 문제에 대한 관점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사안과 관련해 앞으로 또 다시 충돌이 없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학교와 학생간의 긴밀한 입장 공유가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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