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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단식·고공농성·3000배·등록거부까지 … 총장 선출 강행에 학내 반발 격화
등록거부 결의 서명운동 하루만에 1,000명 참여 … 갈등과 반목 해결할 총장의 결단 절실해
[190호] 2015년 06월 01일 (월) 임세화 편집위원

 
 
             △ 삭발을 하는 김건중 학부 부총학생회장과 그를 지켜보며 눈물을 닦고 있는 학부생.
   
 
    5월 2일 은석초교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보광스님이 총장으로 선임된 이후에도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점화된 논란의 쟁점은 ‘조계종단의 총장 선거 개입’과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 문제이다. ‘총장 선거를 원점에서 민주적으로 재실시하라’는 요구는 총장 선임 이후 ‘총장 퇴진 운동’으로 비화된 실정이다.

   보광스님은 총장으로서의 출근 첫 날인 5월 4일 ‘한 마음, 한 걸음으로’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며 ‘일심동행(一心同行)’의 정신을 실천하겠노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성명서에는 보광스님이 출가 수행자이자 연구자로서 겪어야 했던 심적 고민과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소명, 동국대에 대한 애정과 긍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틀 뒤 대학원·학부 총학생회는 ‘동국인의 학교는 죽었습니다―보광스님 총장 불인정! 대학 민주화! 종단 개입 반대!’라는 반박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이사회의 독단적인 총장 선임에 대한 분노와 우려를 표명했다.


   학생·교수·동문 농성 계속돼

   총장 선출 논란이 불거진 지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동국대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범동국인 비상대책위원회’ 발족(3·11) 이후 대학원 학생대표자회의 대응 방안 채택(3·19)에 이어 약 200여 명의 학생들이 동국대에서 조계사 앞까지 도보 행진을 했던 ‘4·10 선언대회’, 교수협의회 비대위의 릴레이 단식 농성(4·20∼)과 ‘찾아가는 천막 교실’(5·11∼), 최장훈 원총회장 고공농성(4·21∼), ‘동국대 고공농성지지 각계 기자회견’(4·28), ‘봉축 연등 점등식 침묵 피켓 시위’(4·30), ‘이사회 강행 반대 피켓 시위’(5·2), ‘총장 선출 강행 반대 총학생회 기자회견’(5·6), ‘보광스님 OUT 문화제’(5·7∼), ‘대한불교조계종 세계평화기원 간화선 무차대회 연등식 피켓 시위’(5·16), ‘조계종 종단 학생 폭행 사태 규탄 기자회견’(5·18), ‘총장 사태 및 학생 폭행 규탄 피켓 시위’(5·25) 등 민주적 총장 선거 재실시를 요구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

   급기야 지난 5월 21일에는 김영국 동문(불교학과 81학번)이 만해광장 조명탑 아래의 천막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김영국 동문은 ‘사람이 살아야 한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동국대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총장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한 청년이 목숨을 걸고 조명탑에 올라가게 하기까지 이른 상황을 보면서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느꼈다. 동문으로서도 부끄럽지만 불자로서도 부끄럽다.”며 단식 동기를 밝혔다.


 
     △ <찾아가는 천막교실> 강연을 진행 중인 한만수 교수협의회 회장
 
  교수협 릴레이 단식·찾아가는 천막교실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학생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며 지난 4월 20일부터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였다. 5월 11일부터는 “단식 교수들이 굶어서 아낀 식비로 컵라면을 사서 천막교실에 온 학생들에게 나눠줄 것이다. 그렇게라도 교수들의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며 ‘찾아가는 천막교실’ 강연을 진행해왔다. 매회 20∼50여 명의 학생들이 ‘천막교실’에 참석했다. 천막교실에 참석한 한 학생은 “옳은 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교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강연 교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교내에서 학생 폭행 당해

   5월 16일 교내에서 열린 ‘세계평화기원 간화선 무차대회’ 연등법회일에는 피켓을 들고 이동 중인 학생들에게 조계종단측 관계자가 험한 욕설을 하며 폭행을 가한 사건이 벌어졌다. 폭행을 당한 학생은 종단측 관계자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욕설과 협박을 했고, 이에 항의하자 신원 불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피켓을 빼앗고 부수며 멱살을 잡고 땅으로 밀쳐 넘어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폭행 현장을 목격한 한 학생은 “교직원들이 학생들만 저지하며 가해자들을 잡지 못하게 했는데, 그 사이에 모두 도망가 버렸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폭행을 당한 ‘미래를 여는 동국 추진위원회’ 학생들은 5월 18일 ‘조계종 종단 학생 폭행 사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단에 이번 폭행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등록거부 결의 서명 하루만에 1,000명

   5월 27일에는 본관 앞에서 ‘보광스님 퇴진요구 및 2015학년도 2학기 등록거부 결의 서명운동 선포 삭발식’이 거행되었다. 오후 2시에 열린 행사에는 약 15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삭발을 단행한 김건중 학부 부총학생회장은 삭발을 마친 뒤 “머리카락이 아까워서 우는 게 아니고요…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이제 분신과 투신을 뺀 모든 것을 다 했습니다.”라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진행된 삭발식을 숨죽여 지켜보던 학생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본관 바로 옆 팔정도에서는 최광백 학부 총학생회장이 오후 2시부터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3000배를 진행하였고, 12시간만인 28일 오전 2시에 3000배를 마치고 탈진하여 응급실로 실려갔다. 학부 총학생회장단은 앞으로도 매일 108배를 올리며 민주적 총장 선출을 염원하는 진심을 전하고 학생들의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회를 진행한 안드레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총장 선출을 강행한 밀실 이사회를 규탄한다. 이곳을 어떻게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러려고 대학에 온 게 아니다. 동국대의 교육을 받는 구성원으로서 부끄럽고 절망스럽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지 발언을 한 정진호(정치외교학과 14학번) 학생은 “전화가 올 때마다 무섭다. 저번엔 ‘형 내일 (조명탑) 올라간다’라는 전화를 받았고 이번엔 ‘형 내일 삭발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제 형들이 더 무슨 일을 할까. 어디까지 갈까. 이제 전화 받기가 무서워진다”며 울먹였다. 박문수 문과대 학생회장과 한원배 총동아리연합회 회장 등도 연대 발언을 통해 “학생과 교수들이 바로 앞에서 이토록 소리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데도 귀를 닫고 있는 보광스님은 퇴진하라며” 강한 어조로 신임 총장을 비판했다.

   한편 학부 총학생회는 ‘2015학년도 2학기 등록거부 결의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동국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이 서명운동에 하루만에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등록거부 결의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의 결단 절실해

   학내 구성원들의 공개토론회 제안에 대해 한태식 총장은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한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원칙적으로도 공감하지만, 사안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닌 만큼, 혹시라도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취임식 이후 적절한 시점에 포괄적인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윤리문제는 도덕적인 문제이기 이전에 총장선거를 둘러싼 교내외의 정치구도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다소 시간이 흘러야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루빨리 제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고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반목이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종단의 외압 논란과 민주적 총추위 구성에 관해서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한태식 총장은 스님 이사의 숫자를 줄인다는 대의 하에 총장의 당연직 이사 포함을 스스로 포기한 바 있다.


   민주적 의사소통 구조 만들어야

   총장 선출 문제를 둘러싼 반목과 분열상은 반박과 재반박을 반복하는 학내 대자보로도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내 게시판과 집회, 이동 교실 등이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표현의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나가는 것은 건강한 대학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일방향적인 소통의 구조는 결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동국대의 실추된 명예 회복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려는 총장의 적극적인 의지와 결단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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