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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세상에 ‘사소한’ 노동은 없다.
알바몬’ 광고를 통해 고찰해보는 파트타임 노동
[188호] 2015년 03월 23일 (월) 권 혁 태 청소년 노동인권네트워크 공인노무사
   
 

  얼마 전 가수 혜리의 알바몬 광고가 핫 이슈였다. ‘500만 알바 여러분 ~ ’ 으로 시작되는 이 동 영상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최저임금 홍보물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얻었다. 흔히 ‘알바’하면 편의 점, 패스트푸드점 같은 곳에서 임시적으로 일하는 일자리 또는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 것 같다. 많은 언론에서는 이러한 ‘알바’의 열악한 노동조건이나 노동법 위반을 자주 보도하고 특 히 피해자가 나이 어린 청소년일 경우엔 더욱 주목한다.

  ‘알바’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거나 노동법을 잘 지키는 사업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당연히 중 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좀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은연중에 어떠한 일자리를 ‘알바’로 굳이 지칭하고 구분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알바’의 가장 큰 특징은 일에 대한 보상이 적다는 것이다. 애초에 일의 기한이 정해져 있는 임시직도 있지만, ‘알바’라고 불리는 많은 일자리는 계속 그 일을 하다가는 생계를 꾸려가기 힘들고 그래서 누구나 일을 하다가 금 방 그만 둬도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그러다보니 ‘알바’ 하면 부차적인 일, 사소한 일, 하찮은 일 로 여기는 편견이 생기고, 이러한 편견이 보상이 적은 이유를 오히려 합리화한다. ‘알바’ 일자리는 먼저 일하는 사람이 그만두면 또 다른 ‘알바’가 다시 그 자리를 채운다. 실은 ‘알바’하는 사람이 바뀔 뿐 상시적인 일인 경우가 많다. 상시적인 일자리이고 항상 필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알바’ 라고 분류되고 지칭되면서, ‘알바’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부족한 노동이어서 저렴한 대우를 해도 괜찮을 것 같고 노동법도 잘 적용되지 않을 것 같은 이상한 관념이 사회적으로 형성되었다. 하지만 ‘알바’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일 뿐, ‘알바’가 결코 부차적이고 사소하며 하찮은 일 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500만 명에 이르는 모든 알바들이 동시에 파업을 한다면, 한국 사회가 과 연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또 이런 상상을 해보자. 만약 편의점 ‘알바’ 시급이 어떤 이유로 인 해 최저임금의 10배 정도 올랐다고 가정해보자(1일 3시간씩 주5일 일을 하면 한 달에 430여만 원을 받는다). ‘꿀알바’ 정도가 아니라 모든 일자리에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탑클래스에 놓이게 될 것이고, 더 이상 ‘알바’라고 부르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일을 하고 받는 보상을 보고 그 일을 평가하며, 무슨 일을 하는가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보상이 적은 일에 대해서는 사소한 노동으로 치부하고 그 일을 하 는 사람 또한 하찮은 인간으로 취급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의 노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의 노동으로 굴러간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의 노동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고, 그 누구든 타인의 노동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다. 어떠한 노동이든 사회를 구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그 자체로 존중받아 야 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혹자는 어떠한 일에 ‘사소하고 하찮은 노동’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는 근거로 삼는다. 이를 그냥 받아들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에 어떤 일을 사소한 노동으로 구분하고, 그래서 대가가 저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당연시 하게 된다. 세상에는 사소한 보상이 있을 뿐 사소한 노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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