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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서평]동아시아 현대의 소실점을 향하여
古田島洋介, 『日本近代史お?ぶための文語文入門:漢文訓??の地平』, 吉川弘文館, 2013.
[188호] 2015년 03월 23일 (월) 윤 재 민 문학평론가
   
동아시아 현대의 소실점을 향하여
古田島洋介, 『日本近代史お?ぶための文語文入門:漢文訓??の地平』, 吉川弘文館, 2013.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는 1947년 「문헌학과 세계문학」(Translated by Maire & Edward Said, Philology and Weltliteratur ,The Contenial Review 13.1(1969), pp1~17. )이라고 이름붙여진 강연에서, 당시 미·소 양강체제로 규격화되는 정치와 일원적으로 경도되는 과학적 사실에 대항하여 역사의 다양성과 인간의 모험과 잠재성을 드러내는 학문으로서 문헌학의 현대적 가능성을 주장한다. 그의 문헌학적 테제는 인간이 남긴 사적 기록물의 혼란스러운 공·통시적 연쇄속에서, 이미 정립된 ‘과학적’ 카테고리 혹은 분과학제에 매몰하지 않고 연구자 스스로 설정한 단초점(Ansatzpunkt)을 기점으로 지적 자유와 창발의 인문주의(humanitas)의 가치를 현대에 개진하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아 우어바흐의 이토록 멋들어진 주장은 비코(Giambattista Vico)를 기원으로 하는 유럽적 르네상스 인문 주의 가치를 역설하는 것으로 귀결한다. 인문주의의 세계문학적 보편성은 유럽에서 기원하며, 그것이 바로 현대 인문주의의 소실점이라는 입장이다.

  비서구세계의 인문학자 지망생에게 아우어바흐의 테제는 당혹스럽게 다가온다. 물론, 우리가 연구에 매진할 인문학이 유럽발 사고체계의 산물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동시에 현대 이전의 전래되던 언어와 사고체계라는 명백한 전사(前史)도 존재한다. 동아시아의 경우, 그것은 라틴어가 아닌 한문이 었다. 동아시아의 현대는 한문이 담지하는 전래되던 사고체계와의 단절과 착종, 그리고 연속성 속에 서 현재에 이르렀다. 동아시아에서 한문은 명백한 현대의 문제이다. 그것은 단순히 고전문학 학제차 원으로 국한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멍청한 착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문을 단초점 삼아 시대를 거슬러 가다보면 이는 분명하게 다가온다. 한문이라는 문헌학적 모험을 수행하는 누군가는 현대 일본어와 한문 사이의 사라지는 매개체계였던 19세기 문어문 훈독체라는 난 관에 부딪칠지도 모른다. 코타지마 요스케(古田島洋介)의 『日本近代史お?ぶための文語文入門:漢文 訓??の地平』은 그 난관을 넘어서는 최고의 문어문 훈독체 학습 입문서다. 이 책은 문어문 훈독체를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한 독해의 기본 규약을 습득하는데도 탁월하지만, 문어문 훈독체가 ‘일본제’ 라는 편견과 한문과 일본어라는 이중의 부담을 느끼는 이들의 막연한 공포를 깨뜨리는데도 기여한다. 문어문 훈독체 시절의 많은 단어가 현대일본어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로 이어지지만 그 의미가 다른 경우가 많다. 소개하는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예중 한 가지만 소개하겠다. 이를테면 ‘다이조부 (大丈夫)’ 같은 말이 그렇다. 현대 일본어에서 ‘괜찮아·걱정마’라고 너무도 일상적으로 쓰이는 이 단어는 문어문 훈독체에서 ‘건강하고 씩씩한 사내’로 읽어야 뜻이 통한다. 한국어 ‘대장부’와 같은 뜻이다. 한자를 소실점 삼아 동아시아를 배회하다보면 이렇듯 언어의 국적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지점들이 손에 잡히는 순간들이 있다. 코타지마 요스케의 『일본근대사 공부를 위한 문어문입문: 한 문훈독체의 지평』은 그 희열을 맛보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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