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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다오
[187호] 2014년 12월 01일 (월) 서창훈 편집위원

   
   데구루루 … 딱, 딱! 대학원생의 삶은 당구공 같다. 창문 없는 나만의 공간에 갇혀 정신없이 굴러다닌다. 행여 무언가 앞에 있어도 상관없다. 내가 더 세면 튕겨내면 되고 내 앞의 무엇이 더 세거나 꼼짝달싹 않는 것이라면 튕겨나가면 그만이다. 온 나라가 통곡에 싸여도 괜찮다, 난 귀가 없으니까. 온 나라가 비리에 들끓어도 괜찮다, 난 눈이 없으니까. 미화아주머니들의 일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강사들의 처우가 아무리 열악해도, 옆 조교가 아무리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어쩔 수 없다, 난 말할 입이 없으니까. 그런데 … 돌덩이보다 더 굳은 내 속이, 내 마음이 가끔 편치 않다. 이상하다. 말을 배우기도 전에 엄마와 눈짓을 나누었고, 눈을 뜨기도 전에 엄마를 냄새 맡고 느꼈는데 … 난 당구공으로 태어난 게 아닌데.

   이 단자화, 원자화된 삶의 원인을 더 이상 우리에게서 찾지 말자. 충분히 자책해 왔으니까. 그렇다고 세상이나 세월 탓도 말자. 너무 추상적이면 거머쥘 수도, 바꿀 수도 없으니까. 똑같은 삶의 모양들을 지닌 존재들이 모여 있는 곳, 학생회에서 출발하자. 게다가 학생회는 선거철이면 한결같이 우리를 편리하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그리고 ‘말랑말랑’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대학원 총학생회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두 부류다. 우선 도서를 대신 반납해주거나 체육물품을 대여해주고 간단한 의약품도 제공해준다. 이것은 ‘복지’사업이 아니라 ‘편의’사업이다. 다른 하나는 등록금 협상, 장학금 확보, 연구실 관리, 학술문화기행 등의 복지사업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핵심복지사업들은 정지된 지 오래고, 두 범주에 속하지 않는 축제는 이미 ‘편의사업’화 되었다. 문화행사로 제공된 공연관람은 우리의 공고함을 녹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건이 되는 소수만이 특정 상연일정에 남남으로 가서 보고 돌아오는데 무슨 소통이 있겠는가.

   인권과 정의, 평등을 추구하며 한마음으로 즐거워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편의와 복지만으로는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 총학생회여, 우리에게 행복을 찾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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