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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
[186호] 2014년 11월 03일 (월) 서효인 시인

   
 
터미널은 헤어지기에 좋은 공간, 이별을 비처럼 맞으며 싸늘하게 젖은 사내들이 어묵을 후후 불며 먹는다. 잘게 쪼개진 짠 것들이 속에 들어와 춤춘다. 멀티플렉스와 쇼핑몰과 패밀리레스토랑이 어묵들처럼 빌딩에 꽂혀 있다. 어느 곳에서 오래 있을 수 없다. 트럭 앞에서 추위를 피하던 사내들이 주섬주섬 몸을 돌린다. 뜨거운 국물이 터미널과 부딪혀 내뿜는 김 속으로 파고든다. 서울을 떠나야지, 여기서 헤어져야지. 우리는 우리와 헤어지면서 비를 맞는다. 어깨에서 김이 올라온다. 빌딩에서 거대한 손가락들이 내려온다. 여기에서 우리는 차렷 자세를 하고 얌전히, 이별

 

<시인 소개>  서 효 인
1981년생. 2006년 『시인세계』로 데뷔.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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