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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짜리 인생을 살고 있나요
[183호] 2014년 05월 12일 (월) 임세화 편집위원

  동국대 미화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왔다. ‘미화노동자’라고 통칭되는 그들은 그러나 학교 곳곳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아주머니들이다. 투쟁 현장에서 그 아주머니들의 목소리와 행동 하나하나를 가장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본관 문 앞에 선 교직원들이었다. 미화노동자들의 등 뒤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들이 있긴 했지만 소수였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 ‘교수’나 ‘대학원생’으로 호명되는 대학 내의 수많은 존재들도 “무릅 펴고 쉬고 싶다”라는 피켓 앞에서 철저한 방외자일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잦은 집회 농성을 벌이는 미화노동자들은 스스로의 투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농성을 벌인다고 요구가 다 수용되는 것도 아닌데, 미운 털만 박히고 별 소득 없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데, 그들은 왜 힘든 싸움을 이어나가는 것일까. 협상이 완료된 직후에 다시 시작된 농성은 휴일 청소에 주어지는 38,400의 일당을 받기 위해, 자신들도 휴일 특별근무를 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벌어진 것이었다. 철야 농성을 하겠노라며 대운동장 옆 길가 바닥에 옹기종기 앉은 아주머니에 따르면 그건 “삼만팔천사백원짜리 투쟁”이었다.

  “나는 백만원짜리 인생이지만. 그리고 오늘 이거 삼만팔천사백원짜리 투쟁이지만…… 일할 수 있는 데까지는 일하고 싶다고, 일하게 해달라고 이러는 거야. 우리 다 백만원짜리 인생들이지만.” 불과 사오 년 전까지만 해도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을 했다고, 살기 위해서는 원하는 걸 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고,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집회 농성 중 학생들에게 준 유인물에는 ‘청소노동자 투쟁에 함께하는 실천’ 지침이 있다. “선전물 반갑게 받아주기”, “청소노동자들에게 인사하기”, “휴지는 휴지통에, 꽁초는 재떨이에” 그들이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런 것들이었다. 농성이 끝나고 각자 들었던 피켓을 챙겨들고 자신의 청소구역들로 내려가면서도 그들은 수풀 속에 버려진 과자봉투를 보자마자 주저없이 아슬아슬한 자세로 수풀 속에 맨손을 넣어 쓰레기를 치웠다. 투쟁 중에도 그들은 학교 곳곳을 쓸고 닦으며, 자신의 청소구역이 아닌 곳도 깨끗할 수 있도록, 쾌적한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항상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간에 다들 공부하고 있을 텐데 시끄럽게 해서 미안해.”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 학생들이 관심 많이 가져줘서 고마워.”라는 말도 들었다. 그 ‘투쟁’이 그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얼마짜리 인생을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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