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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노동자 요구안, 파업 앞두고 극적 타결
월급 10만원 인상 … 노조 차별 중지 … ‘개고기 사건’ 사과
[183호] 2014년 05월 12일 (월) 임세화 편집위원

  미화노동자들과 용역업체 간의 임금교섭이 기나긴 진통 끝에 타결되었다. 미화노동자들은 지난 4월 2일부터 매일 점심시간 본관 앞에서 집회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집회 당시 이들이 유인물을 통해 밝힌 요구안은 “생활임금을 보장할 것, 노조 간 차별을 중지할 것, 교직원과 용역업체 소장이 노동자들의 수당으로 개고기를 사먹은 사건에 대해 사과할 것” 등이었다.

  미화노동자 노조가 결성되기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법정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8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수년 간 계속된 임금 교섭 과정을 통해 미화노동자의 월급은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기는 했으나, 여전히 학교가 아닌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은 간접 고용의 형태로 근로하고 있다. 학교가 직접 고용주가 아닌 현 상황에서는, 용역업체와 노조 사이에서 갈등이 불거지거나 임금 교섭 등이 쟁점이 되었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주체와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 이 때문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농성·투쟁 등의 극단적인 방법이 되풀이되고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에서는 용역업체를 통해 미화·경비 노동자 등을 간접 고용하고 있다. 미화노동자 등을 직접 고용하는 대학으로는 서울시립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이 있다. 간접 고용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행정 업무 분담과 비용 감축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서울시립대는 교내 미화노동자 64명을 모두 직접 고용한 후 연간 4억 5000여만원의 비용이 절감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올 초 서울지역 대학의 미화·경비용역 노동자들이 생활임금과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파업을 벌였을 때, 대다수의 대학은 “그건 용역업체와 노조 간의 문제로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며 뒷짐을 지고 있었다.


  기본급 117만원 타협

  임금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1년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우리대학 미화노동자들의 기본급은 약 1,072,000원에서 약 1,172,000원으로, 연 2회 지급되는 명절상여금은 10만원에서 18만원으로 인상되었다. 연월차를 쓰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수당도 지급받게 되었다. 한 미화노동자의 3월 급여지급명세서를 확인한 결과 기본급에 식대비 10만원이 추가 지원되었지만, 고용보험료 등 기타 공제금액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1,114,370원이었다. 새벽 6시 30분에 출근하여 오후 4시 퇴근 때까지 일한 대가로 받는 급여이다.

  현재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주요 14개 대학에서 잠정 합의된 평균 임금은 월 1,385,800원에 명절상여금 18만원이며, 2014년 한국의 생활임금은 전체 노동자 정액 급여의 50%인 시급 6,852원, 월 1,432,068원이다.


  노조 차별 소장 처벌

  노조 간 차별을 일삼았던 소장에 대한 처벌 역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소장은 2개월 감봉 및 월급동결 조치를 받게 되었다. 현재 본교에는 교내 자체 노조(동국노조)와 민주노총 소속의 노조 등 총 2개의 복수노조가 있다. 민주노총 소속의 미화노동자들은 특별 수당이나 청소 물품 지급, 특별청소구역 분배 등에서 동국노조 소속 미화노동자와는 다른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앞으로는 모든 차별을 중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 운영지원본부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교내 미화노동자의 수는 총 133명이고, 이중 민주노총에 68명이, 동국노조에 65명이 가입되어 있으며 모두 한 용역업체 소속이다.

 

  ‘개고기 사건’ 공개 사과

  미화노동자들은 집회 당시 유인물을 통해 직원과의 대화 녹취록 내역까지 공개하며 개고기 사건의 경위와 그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청하였다. 유인물에 따르면 “2010년 청소 담당인 학교 직원 A씨는 미화노동자들의 잔업수당과 조장수당으로 마련된 돈을 모아 놀러가서 개고기 등을 사먹는데 썼다”고 한다. 같은 지면에는 “현재 이 돈은 돌려주겠다며 학교 직원이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용역업체 소장이 알아서 돈을 걷어 왔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고 치더라도 개고기를 사먹었던 그 돈이 부적절한 돈임을 본인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노조와 대화내용 녹취록 참조), 그렇다면 이 일에 대하여 피해 당사자인 청소 노동자들에게 사과 한마디쯤 해야 상식적인 일이 아닐까?”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본관 앞에서 열린 집회 농성에서도 미화노동자들은 “당장 돈을 돌려달라는 게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인간적인 사과”라고 토로한 바 있다. 협상 결과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되었고 사건 당사자가 직접 청소노동자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미화노동자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임금 교섭 등을 포함한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5월 2일 금요일 또 한 번의 집회 농성이 벌어졌다. 민주노총 소속의 미화노동자들은 “석가탄신일 등을 포함한 공휴일의 특별 근무 분배를 소속 노조의 차별 없이 공정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도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38,400원의 일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특별 근무인데, 동국노조에만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미화노동자들은 새벽 2시까지 철야 농성을 벌인 끝에 만족할 만한 합의안을 받아 들고 철수했다.

  이들의 집회 농성에 대해 한 교직원은 “이미 계약서에 도장이 찍힌 상황인데, 업체 측이 미화노동자들과 원만하게 합의와 조율을 하지 못해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안타깝다. 학교가 직접 고용주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에 직접 개입하거나 중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만 미화노동자들이 집회 시 기본적인 절차와 도덕, 에티켓을 준수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학부 총학생회(회장 정원빈·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4)는 SNS 등 총학생회의 공식매체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심각성에 깊이 공감한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의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김병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 정치적인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총학을 운영하고 있으나, 추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농성의 가장 큰 안건이었던 임금 교섭이 노동자들의 파업권 실행 직전에 타결점을 찾게 됨에 따라 앞으로도 학생들은 차질 없이 깨끗이 청소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교섭된 최종 임금이 여전히 생활 임금인 1,432,068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서 내년 임금 협상에서 문제가 다시 점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간접 고용된 노동자와 용역 업체 간 계속해서 불거지는 갈등과 잡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고용이나 협동조합 설립 등 노동자와 학교가 함께 상생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타개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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