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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be, ‘있는 그대로’ 살아라
마스노 순묘, 『있는 그대로』, 라이프맵, 2013
[177호] 2013년 04월 15일 (월) 김 주 일 현대불교신문사 취재부장

필자는 마음이 울적할 때 비틀스의 〈Let it be〉를 듣는다. 그때 마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몸살을 앓고 난 뒤 먹는 닭고기 스프 맛이라고 할까? 잔잔한 멜로디도 좋지만 노랫말이 일품이다. 내가 근심하고 있을 때 어머니인 메리가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셨다. 그냥 그대로 두라고.

‘Let it be’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그냥 그대로 둬라’ 혹은 ‘내버려둬’ 정도가 될 것이다. 이는 도가(道家) 사상에 입각해 보면 ‘무위(無爲)’가 되고, 선가(禪家) 사상에 입각해 보면 ‘평상심(平常心)’에 해당한다.

최근 필자는 〈Let it be〉를 들었을 때의 편안함을 책을 읽고서도 느꼈다. 마스노 순묘(升野俊明) 스님의 《있는 그대로》는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이 담긴 ‘인생처방전’이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경제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하여 성적과 성과에 대한 고민, 경쟁에서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실감, 앞날에 대한 걱정,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거나 찾지 못해서 생기는 방황 등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또한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가져야 한다는 욕심, 다른 사람들보다 못하다는 열등감, 반복되는 실수와 실패에서 오는 무기력감,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 등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산다.

《있는 그대로》는 힘들고, 지치고,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를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집착과 망상, 번뇌를 벗어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으로 선의 가르침을 제시한다.

선(禪)은 그 무엇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치우치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을 지향한다. 그러려면 ‘본래의 자신’ 혹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만나야 한다. 지금 눈앞의 일에 전력을 다해 매진하여 ‘그 순간’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은 물론이고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그저 모든 일을 대할 때 사고관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저자는 선어(禪語)에 담겨있는 삶의 지혜를 마음, 사람, 시간, 변화, 인생이라는 5가지 주제로 나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썼다.

저자의 주장은 이렇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변화 없이 담담히 흐르는 일상 속에 숨어 있다. 고통은 한순간일 뿐이다. 상황에 얽매이면 자신을 지키려는 나머지 더한 고통을 만나게 된다. 고통에 초연하려면 삶이라는 큰 파도에 몸을 맡길 줄 알아야 한다.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 차 있는 까닭에 《있는 그대로》는 독자들에게 ‘긍정적 허무주의(Positive nihilism)’라는 삶의 묘안(妙案)을 은연중에 일깨워준다.

한편 저자인 마스노 순묘 스님은 겐코지(建功寺)의 주지 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또한 다마미술대학 환경디자인과 교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특별교수로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선(禪) 사상과 일본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선의 정원’ 창작 활동을 통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예술분야에서 뛰어난 활동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예술선장 문부대신 신인상’을 정원 디자이너로서는 최초로 수상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 공로훈장인 공로십자훈장,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공로상을 받았다. 2006년 〈뉴스위크〉 일본판 이 발표한 ‘세계가 존경하는 100명의 일본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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