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삶은 언어를 공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영어를 공부하고, 수많은 다른 언어들을 공부한다. 그러나 언어는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 따라서 변화한다. 그래서 일상적 삶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이나 세계를 공부하거

11월이다. 가을이 깊어간다. 마른 바람 분다. 오후의 잔광이 늙어가는 아내의 흰 머리칼처럼 흘러내린다. 마음은 점점 깊숙한 절간이다. 사색하지 않으면 아까운 시간들…….

북한이 적십자 창구를 통해 남측에 쌀지원을 요청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인도적 차원의 소규모 쌀지원에 대해 비교적 정부 기류도 긍정적이다.

1995년 5.31 교육개혁 이후 특히 현 정부 들어서서 학교교육의 다양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학교를 다양화시켜야한다는 직접적인 이유는 고교평준화정책(고등학교 추첨배정제도)이 학교를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왔으나,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탈산

캠퍼스가 날로 국제화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해외 학교에 나가 공부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고 동국대에 오는 외국인 학생도 많아졌다. 최근에 외국인 교수진 수도 100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소위 아웃바운드 중심의 국제화

대한민국 전체가 왜 이렇게 공부에 걸신이 들렸을까? 대한민국 시민 전체가 높은 학문과 고매한 인격을 도야하기로 총체적으로 결심한 것일까?

한순간 섞어 친 찬비와 바람에 온몸을 드러낸 나무들, 창밖을 보니 그의 그림이 생각난다. 그 풍성했던 잎들 간데없고 위 아래로 뒤트는 듯 줄기들 사이로 여인이 함지박을 이고 느리게 걸어가는가 싶은데 붉은 포대기에 아이를 업은 또 다른 여인이 나무 사이

지난 여름 국회는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헌법개정자문위원회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에서 위원회는 정부형태에 대하여 두 가지 안을 제시하였는데, 그 하나는 현행 대통령제를 보완한 미국식의 4년 중임 대통령제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과 내각의 수반이 국

전철 속 자리 경쟁을 두고는 누구나 한마디쯤 할 말이 있기 마련이다. 나이든 축이라면 노인도 본체만체 꾸벅거리며 조는 척한다며 젊은이들에 대해 탄식을 나눌 법하고, 젊은 축이라면 공연히 기침소리를 내 가며 압박해 오는 초로들에 대해 입을 비쭉거릴 법하

동국대가 낳은 위대한 예술가 중의 한 분인 유현목 감독이 서거했다. 동국대에서 문학에 미당 서정주가 있었다면, 영화에는 영산(詠山) 유현목이 있었다. 동국대가 문화 예술분야에서 항상 두각을 나타낸 이유는 유현목 감독 같은 진지한 예술가가 그 정신을 뿌

노무현 전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국가와 사회가 침묵에 빠져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문제 중에 하나가 신영철 대법관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법권 독립논란이다. 이 문제는 신 대법관이 지방법원장 재임시절 촛불집회사건에 대한 재판부배정과 재

오늘날 언론계, 특히 신문과 잡지 등 인쇄 저널리즘 업계가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그다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정보화 시대가 어떻다느니 하면서 뉴스 자체의 가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하필이면 언론사들이 기존 수십 년간

올해 2008년은 소위 신극이 도입된 지 백 주년이 되는 해였다. 내년은 동국대학 연극학과가 창과 5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해가고 있고 연극 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동국대 연극과가 최고라는 막연한 과거 회상

최근 우리의 정치 지형은 현저하게 보수화 국면으로 기울어졌다. 사실 이러한 보수는 지난 대선 때부터 매우 일관된 사회적 경향이 되어왔다. 가부장적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더욱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해 성장과 함께 분배를, 집중보다는

고 유 환 (북한학과 교수)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한반도 정세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북측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측이 실용주의 대북정책에 반발하면서 남북관계가 냉각될 때는 이

조 형 래 (문화평론가)베이징 올림픽이 끝났다. 알다시피 어느 때보다도 이변이 속출했던 올림픽이었다. 예컨대 최민호나 사재혁 같은 의외의 금메달리스트들이 출현했지만, 어느 종목보다도 확실하다고 여겨졌던 여자 양궁 개인전의 7연패는 무산되었다. 장미란이

최근 정부와 불교계의 관계에 대하여 불교의 교리에 의하여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근본불교의 교리에 사성제(四聖諦)의 가르침이 있다. 사성제는 네 가지가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가르침의 형식이면서 동시에 그 내용을 이루고 있다. 그만

강의평가 결과에 이어 학과평가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우리 학교는 다른 대학을 앞지르는 홍보 효과를 올리고 있다. 이런 ‘홍보 효과’는 과연 ‘혁신 성과’로 이어질 것인가?새 총장의 ‘108 프로젝트’에 나온 “대학 발전목표”에 따르면 동국대학교는 200

2008년 3월 티벳의 수도 라사에는 독립시위가 일어나 진압과정에서 많은 티벳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티벳은 7세기 송첸감뽀왕에 의해 통일된 이후 근대에 들어 영국과 중국의 간섭을 동시에 받다가 1950년 중국의 무력점령에 의해 나라를 잃었다. 티벳의

루카치의 첫 에세이집 『영혼과 형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비평가란 형식 속에서 운명적인 것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비평가의 심오한 체험이란 곧 형식이 간접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자체 속에 감추고 있는 영혼의 내용이다.”(루카치, 『영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