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한 죄수가 살인의 누명을 쓰고 2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으로 밝혀져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이 사건에서 더 놀라운 점은 다른 살인 사건을 담당하던 변호진이 자신들의 의뢰인이 26년 전 그 사건의 &

근대 서구인문학은 죽음을 사유하지 않는다. 근대 서구 인문학은 “있음(being)”을 사유하면서 “없음(nothing)”을 사유하지 않는다. “있음”은 “없음”에서

대학에서 윤리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인가 다른 사람들을 윤리적인 잣대로 재단하려는 고약한 습관이 생겼다. 일종의 편견이자 직업병이기도 하리라. 하지만 남들의 눈에는 정작 나 자신도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게 마련이면서 걸핏하면 도덕적인

관객 수가 2백만을 넘어간다는 보도가 없으면 개봉작은 절대 보지 않는다는 내 나름의 준칙을 이번에 처음으로 깨고 를 단지 입소문만 듣고 가서 보았다. 혹시나 과장된 얘기가 아닐까 하는 약간의 우려는 시작 순간부터 깨지고, 영화로서는 결코 길지 않은 9

최근 들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SNS의 확산과 발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본격화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단순 커뮤니티 차원을 벗어나 소셜 커머스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또한

새 학기의 첫 수업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처음 담당하게 되는 수업은 물론이고 항상 맡아 진행하던 과목들도 새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매 학기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 것은 여러 학생들로부터 듣는 한 질문이다. 그 질문은 “교수님 영작문을

다 아는, 뻔하고 우울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오늘날 한국의 대학원생 특히 인문사회계 학생들에게 “끼니는 가깝고 학문은 멀다”. 등록금은 계속 오르고, 전임교수가 될 가능성은 바늘구멍이며, 심지어는 강의 자리 얻기조차 힘겨워지는

전통출판이건 전자출판이건 독자에게 내용(콘텐츠, 스토리)을 전달하는 수단으로는 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종이출판 시대에는 금속활자와 사진활자로 조판을 하였지만 전자출판 시대로 들어와서는 디지털활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한글 활자의 디자인과

불교는 일찍부터 중도(실천) 연기(이론)의 가르침을 통해 양극단을 뛰어넘는 ‘파사(破邪)의 의학’(義學)을 지향해 왔다. 나아가 딜레마를 돌파하는 ‘현정(顯正)의 의사’(義士)를 이상화해 왔다. 중국 남북조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천만관객 달성. 이런 일이 예상되면 전화에 불이 난다. 왜 이 영화에 천만관객이 몰려들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는지 진단해 달라는 요청 때문이다. 정답은 없지만 대중의 인기를 끄는 영화에는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다는

얼마 전, 케이블 채널 tvN의 생방송 예능 프로그램 이 SBS로부터 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1억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SBS는 지난달 24일 “의 ‘짝 - 재소자 특집’ 코너가 자사 예능 프로그램 의 저작권을 침해해

최근 국내에 출간된 기 코르노의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는 북미 심리학자의 자전 스토리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프롤로그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나는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고, 수많은 자기계발 워크숍을

요즘 들어 전자 혁명과 인터넷, 항공기술과 세계화를 통해, 각 국가와 지역의 개념이 변화되면서 세계가 하나가 되는 듯한 착각과 기대 속에 21세기의 현대인은 살아가고 있다. 한편은 분리되고 멀게 느껴지며 소외되고 혼자 남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지면서도.

우리 사회의 윤리문화적 현주소를 가리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유독 반-이기주의적인 도덕잣대를 적용하는 반면, 정작 자기 자신은 말 그대로 형편없는 ‘이기주의자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규정한다면, 너무 불순한 시각으로 비칠까?

단편 「벽소령」에서 서정인은 “삶이 힘들지? 당연하지 저 별에서 죄를 지으면 사후에 심판하여 보내는 지옥이 바로 지구거든”이라는 기상천외의 현세관을 제시한다. 이 촌철살인적인 절망주의에 의하면 우리는 이미 전생의 업보에 의해 지옥의 형벌을 받고 있으며

근래 몇 년째 이맘때쯤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 징후를 알리는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걸 것이 전 세계의 이목이 기후 변화 위기에 쏠리게 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가 11월 말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이 위

나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에 대한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된 현상들이라 저마다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듯하다. 오늘은 이 현상을 재료로 삼아,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아마도 내가 이야기하고

최근 들어 우리시대의 소비의 목적은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추구하는 쾌락의 욕구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 즉 소비자는 구매를 통해 새로움으로 인한 즐거움, 새로운 기쁨과 감각적이고 미학적이며 재미있는 경험을 찾으려고 한다. 리포베스키(2006)는 고도 소

이제는 진부하게 여겨지는 화제이지만, 지난 3월 13일에 시작된 후쿠시마원전사태는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한다. 사태가 결코 저래서는 안 되겠다는 반면교사라는 점은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문제는 “저래서”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사람마

19세기 말에 나온 ‘세기말’이란 용어는 20세기에도 전이되어 이때도 혹시 무슨 종말론적 사건이 없을까 하는 예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저 「세기말」이라는 영화 한 편으로 싱겁게 넘어갔다. 이 영화는 종말론의 전통적